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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예측, 부의 미래 - 유발 하라리, 스콧 갤러웨이, 찰스 호스킨슨, 장 티롤, 마르쿠스 가브리엘

published
202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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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에 선 세계 경제, 먼저 내다본 자만이 살아남는다
장르
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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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 스콧 갤러웨이, 찰스 호스킨슨, 장 티롤, 마르쿠스 가브리엘
출처: yes24
<초예측, 부의 미래>는 역사, 경영, 기술, 경제, 철학 각 분야의 세계 석학 다섯 명과 함께 세계 경제와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역사: <사피엔스>의 저자,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경영: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기업가인 '스콧 갤러웨이'
기술: 이더리움, 카르다노 개발자. 암호화폐를 개발하는 수학자 '찰스 호스킨스'
경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경제학자 '장 티롤'
철학: 28세에 독일 본 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부임한 천재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

유발 하라리 "AI 시대에 지켜야할 것은 일이 아니라 인간"

"AI 시대에 지켜야할 것은 일이 아니라 인간이다"
러다이트(Luddie) 운동은 19세기 초 영국에서 방직기가 노동자의 일을 빼앗는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이 단합하여 시작된 대규모 기계파괴운동이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로 AI, 딥러닝, 빅데이터 등 인간의 일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네오 러다이트'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로 과학 기술에 적대적인 사상이 생겨났다.
그만큼 사람들은 자신의 일자리를 기계한테 빼앗길까 걱정하지만 유발 하라리는 AI 시대에 지켜야할 것은 일이 아니라 '인간'이라고 말한다.
"감시자본주의의 시대가 온다"
정보는 권력자의 자산이다. 더 많이 가질 수록 유리하다. 20세기에는 빅데이터를 처리할만 한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모든 데이터를 한 곳에서 처리하는 공산주의의 '중앙 집중형 정보 처리 시스템'보다는 자본주의의 '분산형 정보 처리 시스템'이 더 유리했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한 21세기에서는 여러 곳에서 소수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보다 중앙에서 대규모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 패턴 인식을 강화하고 기계학습의 정확도를 더 높인다.
데이터를 중앙집중형으로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대 사회는 감시 자본주의로 향하고 있다. 자유주의 사회에서도 소수의 기관과 기업은 은밀히 개개인의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하고 있다.
정보 비대칭으로 생긴 시장의 불평등과 불공정은 독점으로 이어지고 자본주의 시민들 또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잃어버린다. 비단 소비의 문제만이 아니다. 과학 기술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든다. 결국 부도 소수에게 집중되는 사회가 올 것이다.
"일이 없는 세계를 대비하는 방법"
그렇다면 기술 발전을 통제해야할까? 러다이트 운동이 생산성 좋은 방직기의 사용을 막지 못했듯이 4차 산업혁명에서도 기술의 발전을 막지 못할 것이다. 다만 기술을 위한 기술의 발전이 아닌 인간을 위한 기술로 발전해야 한다.
인간이 일을 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사회라면 굳이 일을 할 이유가 없어진다. 때문에 일을 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살아갈 이유가 필요하다. 유발 하라리는 인간의 일을 지키는 대신 그들의 사회적 지위와 자존감을 지켜주고,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보편적 기본 소득제'를 마련하는 등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스콧 갤러웨이 "거대 독점 기업이 가져온 불평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GAFA"
GAFA는 Google, Apple, Facebook, Amazon의 앞글자를 딴 두문자어이다. 스콧 갤러웨이는 Google을 신, Apple을 섹스, Facebook을 사랑, Amazon을 소비라고 말한다. 우리는 신 대신에 Google에게 질문하고 이성에게 잘보이기 위해 Apple의 제품을 사용하며 Facebook을 통해 관심과 사랑을 받길 원하고 Amazon에서 소비 욕구를 해소한다.
시장은 인간의 욕망을 비추는 거울이다. 스콧 갤러웨이가 비유에 따르면 GAFA는 아예 인간의 욕망 그 자체가 되었다. 우리는 일상의 많은 부분을 GAFA에게 의존하고 있고 GAFA가 없으면 살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GAFAM: Microsoft까지 합하여 GAFAM이라고 하기도 한다.
"GAFA의 독점으로 인한 불평등 확산"
GAFA는 우리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시장을 독점하여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그들은 세계 IT 기업으로서 소비자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해 상품으로 판매한다. 또한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자를 없애고 몸집을 불러나가고 있다.
알다시피 시장에서의 독점은 기업 사이의 경쟁을 약화시켜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린다. 소비자는 '좋아요'나 '공유' 등 앱에서의 노동을 통해 그들에게 데이터를 제공하는데 비해 GAFA의 독점으로 인해 더 좋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잃는다.
또한 그들은 우회적인 방법으로 수익에 비해 상당 부분의 세금을 감면받고 있고 엘리트 주의로 소수의 사람들만 고용하여 실질적인 고용 파괴를 야기한다. 스콧 갤러웨이 역시 자신도 GAFA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하지만 그들이 시장을 독점하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한다.
"GAFA의 독점을 막기 위한 대책"
그는 GAFA의 독점을 막으려면 기업을 '분할'해야한다고 한다. 독점 기업의 강제 분할이 미국의 자유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냐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소수만의 경제적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 부의 대물림, 교육의 차이로 인해 부자와 대중의 격차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공정한 선상에서 시작하지 않는 한 진정한 자유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자유'라는 명분으로 시장의 불평등을 초래하는 거대 독점 기업의 규제와 분할을 막을 수는 없다.
GAFA는 막대한 부를 벌어들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유라는 이름 하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때문에 갤러웨이는 GAFA가 대학교 학비를 무상화하고 졸업생을 채용한 기업에게 채용료는 징수하여 공익에 앞장설 것을 제안한다.

찰스 호스킨스 "암호화폐가 가져올 미래의 모습은 무엇인가"

"암호화폐가 가져올 미래"
우리나라에서 여러 차례 암호화폐 투자 붐이 일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중들에게 암호화폐는 그저 도박 수준의 투자 수단으로 알려져 있지만 찰스 호스킨스는 암호화폐를 현재와 미래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소개한다.
비트코인은 투자 상품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통화'이다. 중개자 없이 개인 간의 거래가 가능하고 네트워크에 속한 사람들이 거래를 증명해준다. 암호화폐는 달러, 엔, 유로 등으로 나뉘어졌던 각국 금융 시장을 초월해 전세계인이 거래할 수 있고 모두가 동등한 조건에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 개인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토큰화하여 시장에서 평가 받고 투자받을 수 있다.
*토큰: 암호화폐의 일종으로 크라우드펀딩을 위해 개인이나 법인이 발행하는 독자적 코인
"자유시장의 화폐, 암호화폐"
암호화폐의 이런 특징은 현대 사회의 필수 중개자인 GAFA를 약화시킬 수 있다. 에어비앤비나 아마존 등 플랫폼 기반의 IT 기업들은 실제로 제품을 생산하거나 소유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얻는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중개자 없는 거래가 가능하므로 GAFA뿐만 아니라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암호화폐는 '하이에크 화폐(Hayek Moeny)'라고 불릴 정도로 민간 영역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다. 책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경제학자인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중앙은행의 통화 발행 폐기, 관리통화제도를 철폐하고 경쟁 원리를 바탕으로 민간에 의한 통화 발행을 주장했다.
암호화폐로 인해 사람들은 가치를 지닌 것이라면 무엇이든 암호화폐 지갑에 넣고 다니며 토큰으로 결제하게 될 것이다. 중개자 없이 민간 영역에서 가치가 교환되고 평가되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이런 시대야말로 하이에크가 원한 세계가 아닐까.

장 티롤 "시장 불평등을 바로잡기 위한 규제의 필요성"

"GAFA가 가져온 불평등"
미국의 철학자이자 <정의론>의 저자인 존 롤스는 공정한 분배를 위해서 '무지의 베일'을 써야한다고 말한다. 분배의 참여자는 자신의 성별, 직업, 나이 등 모든 조건에 대해 무지한 채로 파이를 나눈다. 합리적인 개인이라면 자신이 가장 작은 파이를 고르게 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므로 가장 평등하게 파이를 나누려고 할 것이다.
입법자에게 무지의 베일을 씌운 채로 법안을 발의하게 하는 일은 실제로 불가능하지만 장 티롤은 무지의 베일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역지사지의 자세로 보자고 말한다. 현재 시장은 GAFA의 독점으로 인해 스타트업이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역시 IPO(기업 공개)로 투자를 받아 사업을 성장시키기 보다는 GAFA와 같은 거대기업에 인수합병을 바란다. GAFA는 스타트업들을 흡수하며 시장 생태계를 파괴하는 교란종이 되었다.
"규제의 필요성"
시장은 독점과 정보 격차로 인해 *도덕적 해이에 빠졌다. GAFA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사업자의 진입로를 열어주기 위해서는 정부와 시장의 상호보완이 필요하다.
*도덕적 해이: 도덕적 해이 또는 도덕적 위험은 원래 보험시장에서 사용하던 용어로, ‘리스크 관리 ’ 분야에서도 사용하게 되었다. 정부가 뒤를 받쳐줄 것이라는 믿음 하에서, 아니면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하에 정당한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 위키백과
장 티롤은 자유주의의 핵심은 방임이 아니라 책임임을 단언한다. 자유시장주의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는 인간이 항상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합리적이라면 몇 시간이고 유튜브를 보거나 과식을 하는 등 시간을 낭비하고 건강을 해치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시장은 인간의 욕망을 비추는 거울이다. 단, 거울을 깨자는 것은 아니다. 시장은 합리적이지 않은 인간에 의해 돌아가고, 더 안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마르쿠스 가브리엘 "탈진실 사회에서 진실을 찾는 방법"

진정한 의미의 '인공지능'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의 최종 목표는 기계가 스스로 생각하는 수준의 지능이다. 4차 산업혁명 이후 인공지능은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고 미디어나 매스컴으로 인해 과대포장되곤 한다.
빛나는 달을 보면 스스로 빛을 내고 있는 것 같아 아름다워 보이지만, 사실 그저 태양빛을 반사하는 것임을 생각하면 그저 달일 뿐임을 깨닫게 된다. 인공지능도 문제 해결을 위해 기계 학습을 반복하고 그로 인해 도출해낸 최적의 수식일 뿐이다.
따라서 대중을 지배하는 것은 인공지능 자체가 아닌 기계 뒤의 배후이다. 거대 IT 기업들이다. 페이스북의 맞춤형 광고 타겟팅이 러시아의 프로파간다에 쓰였듯이 소셜미디어에서 우리가 보는 맞춤화된 콘텐츠들이 모두 진실만을 말하고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 소셜미디어로 인해 저널리즘과 민주주의가 더럽혀지고 있다.
우리는 탈진실로 인해 실제와 허구의 경계가 사라지는 초현실, 하이퍼리얼리티의 사회에 살고 있다. 영화 <매트릭스>처럼 우리는 허구를 보면서도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
"인생이란 환각에 지나지 않지만, 당신들은 그것조차 모른다" - 영화 <매트릭스> 중에서
현대 문명은 자연과학적인 앎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모든 연구 지원 예산은 수학, 정보과학, 자연과학, 공학 등에만 사용된다. 기계와 소프트웨어가 가져온 사회는 즉각적이고 자극적이며 자유와 우연의 기회를 박탈한다. *자연주의는 손가락 3개를 보여주면 "3"이 아닌 손가락 안의 세포, 소립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연주의는 상황과 맥락은 무시한채 자연과학적인 앎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기 때문에 인간이 처한 문제와 그 해결 방법에는 관심이 없다.
*자연주의: 자연과학적인 앎을 중시하는 사상
이렇게 자연과학적인 앎만 중시하는, 탈진실적인 사회에서 인간이 자신을 지키려면 '진실을 알아내려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진실을 파악할 수 있을까. 고대 그리스어, 라틴어, 영어 등 10개 국어에 능통한 그는 '단어의 정의와 개념'에 대해 파악하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자연주의자들이 인간지능도 인공지능처럼 수학적으로 표현 가능하다고 믿지만 수학을 뜻하는 독일어 'mathematik'은 배움, 배움의 대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마테마타'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통상적으로 믿는 것을 의심해보고 그 어원과 정의, 개념을 찾아봄으로써 진실을 찾아나갈 수 있다.
"신자유주의와 수정자본주의"
찰스 호스킨스는 암호화폐에 대한 순기능을 중심으로 미래를 예측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그가 암호화폐 개발자라 그런지 암호화폐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 티롤이 그 문제에 대해 얘기하긴 했으나 찰스 호스킨스는 미래를 예측하고 대책을 논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암호화폐의 좋은 부분만 조명한 것 같다.
또한 일반 개인이 미래를 대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것도 아쉽다. 그의 글만 보면 암호화폐를 사용하기만 하면 GAFA에 대한 견제, 시장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암호화폐 만능론처럼 보인다.
장 티롤은 찰스 호스킨스와 상반된 입장이다. 찰스 호스킨스는 시장을 개인에게 맡겨야 한다고 보지만 장 티롤은 시장의 잘못을 바로잡는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법적, 제도적 규제 미비로 인한 악용 가능성, 시뇨리지 감소, 가격 거품 등 시장에 끼치는 악영향을 언급한다.)
"정부와 민간에서 할 수 있는 것들"
그렇다면 장 티롤이나 스콧 갤러웨이의 주장처럼 정부의 규제로 GAFA의 독점을 막을 수 있을까?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 거대 기업인 GAFA를 규제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얘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미 하원에서 GAFA의 독점 규제를 위한 5가지 법안을 발의했다고 한다. 자사 플랫폼 내에서 자사 제품을 판매할 수 없고, 인수합병에 대한 규제 강화, 사용자가 다른 플랫폼으로 이전 시 호환 가능성 충족 등 시장의 경쟁을 강화시키고 독점을 규제하는 법안들이다.
이번 독점 규제 법안은 16개월 전부터 준비해왔으며 미국 법무부에서는 작년 10월에 Google, 12월에는 Facebook에 대한 반독점 위반 혐의로 소송을 한 이력이 있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아마존 저격수인 '리나 칸'을 FTC(연방거래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임명하여 GAFA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데 참여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정부가 독점 기업을 규제, 분할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해줄 수 있는 '지도자를 뽑는 것'이다. 사실 거대 기업을 상대로 민간에서 할 수 있는 게 없긴 하다. 그래도 미국 정부의 행적을 보니 민주주의 사회에서 투표가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권리의 행사임을 깨닫는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