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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것 그대로 - 윤성희

발행일
2019/05/22
Tags
에세이
1. 돌이켜보니 나는 사람때문에 참으로 많이 울었고 많이 웃었다. 관계는 스트레스였고 힘든 여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람을 사랑하고 그들안에 살기를 자처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재미 때문이다. 나는 감히 세상에 사람만큼 재밌는 게 없다고 단언한다. -p.5 2. 인간관계의 시행착오는 '날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가식으로 포장되고, 허위로 덮인 가짜들을 걷어내고 내면의 진정성을 발견해 가는 과정이 곧 사람을 깊이 사귀어가는 단계이다. -p.7 3. 대학 2학년 즈음, 머릿속은 온통 방송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이름 모를 피디에게 모니터랍시고 해괴한 글을 써서 보냈다. 방송사마다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어느 날은 작가가 된 선배도 만나고, 어느 날은 소개 받은 피디도 만나고, 또 어느 날은 커피만 마시고 돌아오기도 했다. 결국 못 말리는 내 오지랖은 내 인생의 길을 찾아주었다. -p.27 4. 공통점 찾기는 타인을 만나기 전에 완성되어야 한다는 것! 면전에 대놓고 "어느 동네 사세요?", "어느 학교 나오셨어요?"라고 물으면 그 순간 상황 종료! 결국 호구 조사 나온 조사원과 다를 게 하나 없다. -p. 40 5. 습자지만큼이나 얇은 지식층 6. 어른들 말씀 중에 '세계 어딜 가도 다 사람 사는 곳이며, 아무리 이상하고 유별나도 다 똑같은 인간이다'란 말이 있다. 두려움은 내가 만들어낸 존재일 뿐, 처음부터 내가 그의 모든 것을 모른다고 걱정만 하고 있다면, 내 부족함을 감추고 싶어 대화를 차단한다면 만남의 빙하기든 계속된다. -p.45 7. 나는 전화를 받을 때마다 이름을 먼저 부른다. 때론, 그의 직책이 호칭이 될 때도 있지만, 내가 당신을 알고, 당신의 전화를 반가워하고 있다는 마음을 그렇게라도 전달하고 싶어서이다. 받는 사람 역시, 자신의 이름을 친근하게 불러주는 걸 꽤나 좋아한다. -p. 50 8. 30밖에 안되는 나를 100으로 보이게 해주는 조력자들의 힘. 이것이 소위 말하는 인복인가보다. 그렇게 보면 '저 혼자 잘해 이뤄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말에 새삼 공감이 된다. 운칠기삼 -> 인칠기삼 - p. 56 9. 살다보면 이성과 동성을 떠나 굉장히 매력적인 사람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를 알고 싶고 사귀고 싶기도 하다. 그 다음의 문제는 나에게 있다. 그와 아는 사이가 되는 것과 모르는 남으로 남는 것. 그것은 철저히 본인의 몫이란 뜻이다. 대부분 '저런 사람이 왜 나 같은 애를?'이란 생각으로 포기한다. 변함없이 그에게 나는 타인인 채로 말이다. 인사를 건네고, 이름 석 자를 전하고, 나는 당신에게 호감이 있다는 걸 알릴 수 있었음에도. 나는 그와 나를 모르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그 대부분의 이유는 내가 스스로 그어놓은 '안 돼'라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미련을 남기는 것만큼 후회되는 삶이 없다. 그래서 난 세상의 눈에 글 쓰는 거 하나밖에는 도무지 별 능력없는 작가로 기억될지언정 아무것도 안 하는 작가가 아니라 좀 못하는 작가로 남기로 결심했다. -p.61 10. 왜 굳이 인간관계를 넓히려고만 하는가? 허울뿐이고, 껍데기만 있는 숫자 경쟁은 결국 남는 게 없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 하나하나가 존재의 이류를 갖고 있어야만 관계는 살아나는 것이다. 숫자보다는 질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 진짜 사람 사이다. 남을 위해서, 허허실실 맞춰주고 눈감아줌으로써 맺어진 관계는 썩은 동아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p.79 11. (아육대에서) 못난 얼굴 사진을 들고 이름을 알리는 아이돌들이나, 애를 안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나의 마음이나 결국 같은 간절함이 아니었을까? 굴욕도 동정표도 나를 알리는 방법,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 쓰면 융통성이 된다. 남의 눈을 떠나서 내가 선택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p.102 12.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은 나를 버림이 아니라, 나를 지킴**이었다. 스스로의 가치를 세우는 것에서 신뢰는 시작된다. -p.115 13. "본인이 문제네요." "스트레스로 꽉 차 있는 사람에게선 독이 나와요. 독은 어떤 상황이든 불안하게 느끼게 만들어요. 스스로가 달라져야 주변의 문제들도 해결될 거예요." -p. 119 14. 칭찬은 직공법보다 몰래 뒤에서 오고가다 우연히 전해 듣게 되는게 확실히 감동스럽지 않겠는가. 칭찬은 사람 없을 때, 누가 안 볼 때 몰래 하라! -p.180 15. 기대와 믿음은 배를 산으로 보내는 헛수고 대명사다! -p. 219 16. '믿음'은 늘 상처를 동반한다. -p.219 17. 믿음은 이렇게 늘 부푼 기대를 만든다. 하지만 인생이 그렇던가? 누구 하나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어떤 이는 역량이 부족한 경우도 있고, 어떤 이는 사고방식의 차이도 있다. -p.220 18. 타인에게 편안한 존재가 되고 싶다면 제일 먼저 버려야 하는 것이 '기대'임을, 나는 여러 번의 좌절 끝에 깨달았다. -p. 221 19. 대화로 상대의 마음을 열고 싶다면 남에게 없는 무기가 가장 정확하지 않겠는가? 그 무기는 바로 당신의 손에 쥐어져 있다. -p. 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