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교환학생을 갔을 때부터 취미로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다. 풍경도 그리고 크로키도 그렸다. 처음에는 그저 취미였는데 그리면 그릴 수록 잘 그리고 싶은 마음에 크로키 연습도 많이 했다. 지금까지 채운 연습 노트도 7권 이상은 될 것이다.
하지만 들인 시간에 비해 그림 실력이 그렇게 좋아지지는 않았다. 드문드문 연습해서 그런 건가 싶었는데 블렌더 구루의 블로그 글을 보고 나서는 방법이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2년 만에 그림 실력이 매우 좋아졌다.
그가 올린 그림이 차차 나아지는 것을 보고 그가 어떻게 공부했는지 궁금해졌다.
드로잉 초반
공부하고 난 뒤
블렌더 구루의 그림 연습 방법
강의
블렌더 구루 Andrew Price가 예전에 유튜브 영상에서 말했던 것처럼 무언가를 배울 때는 투자를 해야할 때가 있다. 유튜브에도 좋은 영상이 많지만 적절하게 투자하는 게 더 빠른 지름길로 갈 수 있다고 한다.
모작
그리고 그는 모작을 많이 했다고 한다. 모작은 이미 만들어진 작품을 따라하는 것이다. 내가 구독하고 있는 드로잉 유튜버들(프로젝트 휴, 이연 등)도 초보일 때는 모작을 하는 게 실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근데 모작도 사실 해보면 쉽지 않다.
초상화에서 디지털로
처음 두 달 동안은 연필, 챠콜로 초상화를 그렸다. 그리고 그림에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턱이 너무 좁다든지 코가 너무 작다든지, 왜 이상한지 짚고 넘어갔다.
꾸준한 연습
일을 끝마친 후 매일 밤 그는 주중에는 3시간 씩, 주말에는 8시간 씩 6개월 동안 훈련 했다.
Over these 6 months I was training 3 hours every night after work, and about 8 hours on weekends, which is not sustainable. I was so exhausted I took a break… a 3 year break.
하지만 이렇게 고강도로 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는 곧 너무 지쳐서 3년 간 휴식을 갖게 되었다. 꾸준히 하려면 너무 과하게 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3년 후 그는 아이패드 프로를 선물 받아 타블렛이 아닌 아이패드에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그리고 마치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아이패드 광고아님 ㅋ.ㅋ)
부족한 부분 파악하기
아이패드로 그린 작품. 가운데는 그의 아내와 아이인 것 같다. ㅎ (앤드류 프라이스의 아내는 한국인이다)
그는 오랜만에 그림을 시작하면서 대상의 특징을 잡아내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 오른쪽과 같이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그림은 괜찮다고 느껴지는 반면 특징을 잡아내야 하는 카툰 느낌의 그림을 다소 어색해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캐리커쳐만 6개월을 그렸다.
캐리커쳐를 그리면서 그는 ‘과장’이 ‘평균'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부분을 강조하려면 어떤 부분은 평범해야 한다는 걸 말하는 것 같다.
그는 이 부분 우연히 원근감에 대한 팟캐스트를 듣게 되었고, 안면 구조에 대해 공부하며 얼굴 골격을 그리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전에 미술 학원을 잠깐 다녔을 때 선생님께 인물화를 중심으로 그리고 싶다고 했는데, 선생님이 ‘얼굴은 근육이 가장 복잡해서 초보자가 그리기 어려워요'라고 말했던 게 생각난다. 근육을 배우지 않으면 얼굴이 평면적으로 보이거나 표정이 어색해진다.
피드백 루프
그는 아이패드를 사용해서 자신만의 피드백 루프를 만들었다.
1.
처음에는 참고 사진을 보며 그냥 그리고
2.
어느 정도 스케치가 되면 레퍼런스를 그림에 대보면서 잘못된 부분을 표시한다.
3.
그리고 원래 그림을 숨긴 후 처음부터 다시 그린다.
기억 속에 오류를 각인시키고 다시 제대로 그리는 법을 배우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는 이런 연습을 반복하면서 점차 실수가 사라졌다고 한다.
제스쳐 드로잉
그는 얼굴의 비율이 완벽해도 그림이 지루해보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마 자연스러움이 없어서이지 않을까? 그래서 그는 *제스쳐 드로잉 비디오를 따라하면서 비율이 덜 완벽해도 자연스러워 보이는 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했다.
*제스쳐 드로잉: 인물의 동작을 파악하기 위한 그림 연습 방법. 그림에서 인물의 힘, 역동성을 느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완벽하게 따라하는 것보다는 느낌을 살리는 데 집중한다. 그리고 점점 드로잉 시간을 늘려가며 자세하게 묘사하는 것을 연습한다.
Proko의 제스쳐 드로잉 비디오
그가 2년 간 그림을 공부하며 느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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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ild a feedback loop. Learning happens by recognizing you made a mistake, and aiming to correct it on your next attempt. Yet because most artists think “practice makes perfect” they complete one drawing and move to the next. You need to be able to compare your drawing to something, or you won’t be able to recognize where it can impr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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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on one thing at a time. Yes, it’s fun to make final images. But they aren’t very good for learning, because anything could be wrong: proportions, gesture, shading, perspective, simplification, anatomy, color - or something else! That’s like listening to 5 pieces of music simultaneously. There’s just too much conflicting information. You need to remove as many elements as possible in order to see what’s truly w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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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pretation drives interest. A photograph will tell you exactly how it is, but not what is important. Art is most interesting when the artist does try to tell you what is important. Like simplifying detail, exaggerating form or distorting selected elements.
1.
나만의 피드백 루프를 만든다. 학습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고치는 데서 시작된다.
2.
한 번에 하나에만 집중한다. 하나의 그림을 완벽하게 완성시키려고 하기보다는 연습하고자 하는 하나의 부분에 집중한다. 비율, 제스쳐, 음역, 관점, 단순함, 해부학, 채색 등 모든 것에 처음부터 완벽하려고 하면 어느 것도 완벽해질 수 없다.
3.
해석은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예술은 아티스트가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말하려고 할 때 흥미로워 진다. 디테일을 단순화하고 형식을 과장하고 특정 요소를 왜곡시킴으로써 자신만의 해석을 전달할 수 있다.